
보건의료인들이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Fun, 또는 웃음이라는 아이템을 적용함으로써 발휘되는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증상을 파악하고 상담이나 치료에 대한 적극성을 높이는 등 케어서비스 과정에서 환자를 효과적으로 리드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치료효과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이런 가능성을 토대로 실제 환자 치료에 fun개념을 접목한 '웃음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대학병원의 사례를 살펴보자.
금요일 오후 5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에는 사람들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대책 없이 웃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을 지휘하며 웃음을 유도하는 한 사람.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웃으면 행복이 와요"
웃음치료 현장은 그야말로 정신이 없다. 웃음치료가 진행되는 1시간 동안 계속해서 큰 소리로 웃고 있는 100여 명의 사람들을 보면 정신이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그 자리는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대부분은 암 투병 중인 환자로 일주일에 한 번 진행하는 웃음치료에서 많은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현장에서 5년째 웃음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가정의학과 이임선 간호사는 "웃음은 사람의 마음가짐을 바꿔 줄 수 있는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웃음치료는 1시간 가량 진행됐고 레크리에이션과 게임, 웃음 치료로 효과를 본 환자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은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마음껏 웃고 있었다.
특히 치료 효과를 본 환자의 사례를 듣는 시간에는 공감대 형성을 통해 모두 하나가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날 웃음치료에서 한 환자는 "처음에 참가했을 때는 웃고 있는 사람들이 이상해 보였는데 매주 웃음치료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 간호사는 "웃음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웃음치료를 통해 마음 놓고 웃었더니 머리가 맑아지고 소화가 잘 된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웃음이 의학적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해도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이 fun해야 환자도 fun해 진다
이임선 간호사는 2004년 7월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받고 2005년 5월부터 유방암 환자 대상 웃음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나 환자들만이 웃음치료의 대상은 아니었다.
2004년 10월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웃음치료를 진행하기 시작한 것.
이 간호사는 "의료진들이 웃음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피곤이 사라지고 환자들을 대하기가 부드러워졌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환자를 직접 대하는 의료진의 인식 변화는 곧 환자들의 인식변화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진이 건강해야 건강한 의료가 전달될 수 있듯이 의료진이 웃어야 환자도 웃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약사들도 이 같은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환자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스스로 즐거워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소로 환자를 맞이하고 환자들이 약국을 기분 좋게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 간호사는 "약사들도 웃음 약을 환자에게 준다면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며 "약사 스스로가 환자를 즐겁게 해야겠다는 마인드 변화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약업신문 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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